“성실성은 늘었지만 차별성 없는듯"
국감NGO모니터 활동 박범이 참학 위원장 소감피력
2005/9/29
정용인 기자 inqbus@ngotimes.net
“국감 때 반짝해서는 소용없다. 소화해야할 피감기관이 너무 방대하다. 짧은 기간이다 보니 의원 개개인의 ‘스타의식’이 발동한다. 질문이 골고루 안배되지 않고 언론의 주목을 받을만한 큰 이슈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자료에 차별성이 없고 깊이가 없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의 2005년 국정감사에 대한 촌평이다.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 등 교육개혁시민연대 소속 교육단체들은 NGO모니터단으로 참여하여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을 ‘감시’하고 있다. 10월 중순까지 국감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섣부른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2005년 국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교육단체들이 설정한 교육개혁과제를 떠나 국감을 준비하거나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등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성실성은 크게 늘어난 반면, 그에 대한 ‘대책’과 ‘응답’은 알멩이가 없다는 점이다. 피감기관들의 성적표를 매긴다면 역시 개혁성과는 별개로 교육부는 ‘나름대로’ 비교적 성실하게 답변한 반면, 서울시 교육청은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면피용 답변만을 내놓아 실망스러웠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전언이다.
물론 모든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것은 아니다. 교육위 소속 한화갑 민주당 의원의 경우, 양 일간 자리에 앉아 있던 것은 고작 5~10여분.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도 양 일 모두 1시간 여 자리를 지켰을 뿐이었다. 교육부 국감에서 “언론에 사전에 답변 자료를 배포하다니, 의원들을 물먹이려는 거냐”고 여야의원이 이구동성으로 항의하며 한 시간 가깝도록 실랑이를 벌인 것도 여전히 눈살이 찌푸려지는 구태다.
교육개혁단체들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로 상정하고 있는 사안은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국감이 너무나 조용한게 예상과 달랐다. 10월 19일 의장직권상정을 앞둔 ‘폭풍전야의 고요함’으로 박 위원장은 풀이했다. 교육단체들은 사학법개정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커넥션’을 의심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감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은 서울대 입시와 2008년 이후 대입 문제, 교육재정문제, 자립형 사립고 등과 서울시의 학력신장방안 등이다. 또 학교급식 문제와 학부모의 학교발전기금과 불법찬조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교육개혁과제 지만 아직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교육재정 확충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며, 서울대 입시문제의 경우 다양한 통계수치와 자료를 동원해 질의한 것이 돋보였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평가다. 서울대 본고사 문제는 10월 7일 예정된 서울대 국감에서 한바탕 다시 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예상이다.
그렇지만 국감준비의 ‘성실성’과 ‘깊이’는 별개문제다. 피감기관들에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산더미처럼’ 많지만 뜯어보면 토씨만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각 당차원의 공통요구자료가 있지만, 개별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가 너무나 유사하다 보니 인력ㆍ재정ㆍ시간적 낭비는 여전하다. “16대 때처럼 각 당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노력하려는 자세가 엿보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예리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일 수도 있다. 일상적인 국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각 당이 내놓는 정책의 깊이가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의 말이다.
개혁과 참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교육개혁단체들의 정책을 활용할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정당들과 NGO의 관계가 딱히 소원한 것은 아니지만, 긴밀한 정책적 공조가 이뤄지는 관계도 아니라고 답한다. “17대 당선 된 뒤 교육개혁과 관련 브리핑자료까지 만들어 여야 정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자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을 제외하곤 참석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들과 정책공조가 최순영 의원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역설적으로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의 국감대응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주문할 것이 있다. 99년~2000년을 경유하면서 연대틀 차원에서 의정감시 활동이 각 단체별 관심사로 분화되면서 소홀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들의 관심사가 교육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이나 환경정책들이 과연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지속적, 총체적 감시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임시ㆍ정기ㆍ국감 등 최소한의 공식적 국회활동을 일상적으로 모니터하는 체계를 구축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그때 그때 정리해 보고서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사회가 곱씹어봐야할 대목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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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NGO모니터 활동 “성실성은 늘었지만 차별성 없는듯"(시민의신문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