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목고 한해 졸업생 1만명’ 규모축소 추진되나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졸업생이 한해 1만명에 육박해 ‘특목고 입학=명문대 보증수표’라는 공식이 무너졌고, 고교 평준화가 붕괴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때문에 추가 설립을 금지하고, 기존 인가까지 축소 등 극약처방을 해야만 특목고 설립취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헤럴드경제가 24일 단독 입수한 한국교육연구소의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중장기 운영방향 및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학년(현재 3학년) 외고, 과학고, 국제고, 자립형 사립고 전체 학생 수는 9229명으로 해당 연령(17세) 총인구 61만5940명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준화 직전인 1973년 당시 세칭 일류 고교(서울 명문고 및 각 시ㆍ도 대표 공립고) 2학년 학생 인원(1만800명)이 해당 연령 전체 인구(80만759명)에서 차지하는 비율 1.3%를 웃도는 수치다. 고교 평준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평준화가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특목고 졸업생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소위 ‘SKY대’ 입학생인 1만500명을 육박하는 수치로, 특목고 열풍을 무색케 하고 있다.
교육계는 현재 50개 외에 향후 3년 내 추가 설립 예정인 특목고가 10개에 달해 특목고 학생 비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우수학생의 분포가 시기와 무관하게 어느 정도 일정하다고 전제할 경우 최근 특목고 등 학생 수가 평준화 이전 일류고 학생 수보다 오히려 많다”면서 “현재의 특목고 재학생 수와 세칭 SKY라고 불리는 일류대의 입학정원이 엇비슷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외국 사례를 살펴봐도 마찬가지 문제가 불거진다. 싱가포르는 영재프로그램 대상자를 상위 1%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뉴욕 시 기준 특목고 학생 수 비율은 5.5%지만 우리나라처럼 대학입시의 수단이 아니라 공학, 자연과학, 예술 분야가 대부분이다.
보고서는 특목고 문제의 중심은 외고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특목고 50개 중 절반 이상인 29개가 외국어고다. 한국교육연구소는 “앞으로 외고는 그 성격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규모를 지속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더 나아가 “특목고 성격, 교육적 타당성 문제를 엄격하게 고려한다면 외고 제도를 전면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일반고 등 다른 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교육부가 공식 의뢰해 나온 결과로, 실제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헤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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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한해 '1만명'축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