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겐 방학이 없어요.
장마가 한창일때 전국적으로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늦잠도 자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 영화 마음껏 보고,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방학이 있어 학창시절이 더 추억이 많다.
하지만 요즘 대한민국 고등학교 학생들에겐 방학이 없어진지 오래다. 고3 뿐만 아니라, 고1, 고2학년도 보충수업으로 방학 중에도 학교를 가야한다.
물론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자율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각 학교 현장에서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보충 수업 비는 학부모부담이다.
며칠 전 한 학부모가 본회에 하소연을 해 왔다.
올해 고1인 아이가 여름방학 중에 2박3일로 봉사캠프에 참가신청을 했기 때문에 보충수업을 빼달라고 했는데 학교선생님은 보충수업 빠지면 결석 처리 하는 것은 물론 불이익도 감수해야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어떤 학교는 방학 중에 수업진도를 나가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방학을 포기하고 학교에 나가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학부모 또한 작년에 아이가 집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보충학습 빼달라고 선생님을 찾아갔다가 ‘당신 아이는 어느 대학을 가든지 나는 책임지지 않겠다. 알아서 하세요.’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듣고 그냥 억지로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학기 중에 밤 12시까지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서 방학까지 빼앗아 문제집 풀고, 시험치고 하는 것이 교육인가?
학교측은 학부모들이 원하기 때문에 또는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서 어쩔 수 없다. 단체생활에서 한 두명 빠지면 다 빠지려고 하고 그럼 수업이 제대로 안된다고 한다.
그럼 원하는 학부모와 아이들만 자률적으로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많은 학생들을 들러리로 희생시킬 순 없다.
그리고 한명, 두 명 빠지면 다 빠진다고 하는데, 이는 보충수업은 원하는 사람만 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단체생활 강조하여 보충수업 빠지면 마치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성적과 대학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학교 앞에 당당해질 수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 교육청에서는 각 학교에 지침서 전달로 할일 다했다고 하면서 현실을 못 본 체하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지침대로 잘 이행하는지 감시감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 똑 같은 사람은 없다. 타고난 재능이 저마다 다른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교육은 10여년간 똑같은 교과목으로 아이들을 평가하여 줄 세우고 그 과정에 적응 못하면 낙오자 취급해온 것을 반성은커녕 오히려 방학까지 없애려하고 있다. 방학 때만이라도 우리 아이들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수 있게 해야 한다. 방학 때 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거제지회 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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